사물 취향

접이식 미니벨로를 타는 3가지 이유

취향편집가 2022. 4. 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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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송도 신도시에 놀러 갔다가 불현듯 자전거가 갖고 싶었다.

남자치고 종아리가 가느다란 편이라 튼튼한 하체를 갖고 싶기도 했다.

친구들은 하나둘 골프를 시작한다.

남들이 ‘라운딩’할 때 나는 ‘라이딩’하는 게 더 활동적이고 근사할 것 같았다.

10살 때 코렉스라는 묘기용 자전거를 산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자전거를 찾아봤다.

MTB, 로드, 하이브리드, 미니벨로?

미니벨로가 뭐지?

 

미니벨로, 작지만 충분한 자전거

 

'미니=작은, 벨로(프랑스어)=자전거'의 조합으로 말 그대로 작은 자전거라는 뜻이다.

20 인치 이하의 바퀴를 가진 자전거로 분류하는데 크기도 작아 이동하기 좋아 보였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콤팩트하고 컬러도 다양해서 시선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폴딩(=접이식) 미니벨로에 꽂혔다.

며칠 동안 중고나라에 매복하여 폭풍 검색한 뒤 맘에 드는 녀석을 찾았다.

차로 1시간이 넘는 거리를 퇴근하자마자 업어 왔다.

같은 방법으로 아내의 자전거까지 득했다.

트렁크에 싣고 송도 신도시, 아라뱃길, 공원을 누비며 열심히 타다가 아이를 임신하면서 딱 멈췄다.

 

 

1. 작아서 다행이었다. 

접이식 미니벨로는 접었을 때 일반 접이식 자전거보다 부피가 훨씬 작다.

그래서 대중교통이나 자동차 등에 싣고 이동이 편하고 보관도 용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참 재미가 붙어서 무리한 속도로 달리다가 아들이 넘어지면서 크게 다친 적이 있다.

팔, 다리, 옆구리까지 워낙 심하게 까져서 자전거를 끌고 올 수도 없는 다급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접어서 택시 트렁크에 싣고 무사히 집에 돌아온 적도 있다.

이쯤 되니 건강, 여유로 시작했다가 실용성, 디자인에 아날로그 감성까지 더해지면서 폴딩 미니벨로에 푹 빠져 버렸다.

이젠 아내를 포함해 세 식구가 나란히 라이딩하는 모습을 그리며 세 번째 미니벨로를 알아보는 중이다.

미니벨로의 작은 바퀴는 단순히 귀여운 이미지를 위한 것이 아니다. 바퀴가 작기 때문에 페달을 밟을 때 매우 가벼우며 중심이 낮게 설정되어 있어 안정감이 좋다.

 

2. 아이와 함께 달리기 좋다.  

스마트폰 거치대, 물통 거치대, 자전거 전용 물통과 깔맞춤 한 전립선 안장, 간식과 공구를 수납하는 안장 가방 등

아이와 함께 알아보고 꾸미는 재미가 있다.

네 발 자전거에서 두 발 자전거로 옮기며 아들의 도전 정신도 확인했다.

자전거 어플 ‘오픈 라이더’에 가입해 등록하면 속도는 물론 주행 기록도 확인 가능하다.

주행 거리에 따라 레벨을 갱신하는 재미도 있어 적잖이 승부욕이 발동하곤 한다.

그래도 어른과 초딩인데. 아이와 적당히 즐기며 달리기 딱 좋다. 

덕분에 빈약했던 허벅지에 살짝 근육도 붙고 헉헉대며 끌고 올라가던 언덕도 한 번에 오른다.

3. 개성에 맞게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미니벨로는 모델마다 다양한 모양을 갖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기본적인 형태에서부터 클래식한 형태, 접는 방식도 가지각색, 본인의 취향과 개성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면 자전거의 편리함은 물론 미적 취향까지 만족시킨다.

또한 ‘미니벨로는 기능성이 안 좋을 것이다’는 오해와 달리 일부 상급 모델은 로드바이크 수준의 스피드가 나오며, 페달을 밟는 횟수는 앞 크랭크와 뒷 크랭크의 톱니 수로 결정되므로 더 많이 밟지 않아도 같은 스피드를 낼 수 있다.

또한 제품에 따라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모델도 판매되고 있지만 보급형이 많은 미니벨로는 10만 원대의 저가 모델도 있어 입문용으로 적당하다. 

 

 

접이식 미니벨로의 종류

 

스트라이다 

 

영국의 산업 디자이너 마크 샌더스가 완벽하게 접히는 효율적인 접이식 자전거의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본인 스스로 시장조사, 기존 제품의 분석, 구상과 스케치, 구조공학 연구를 수행하여 논문으로 발표했던 자전거.
사진의 가운데 삼각형 모양은 타고 다닐 때의 평상시 모습이고, 오른쪽에 있는 모양은 접었을 때의 모습이다.

특이한 외관으로 인해 주목을 받는 자전거이며, 이 때문에 스트라이다를 타고 다니면 심심찮게 질문을 받기도 한다.

 

 

 

브롬튼 

 

영국의 앤드류 리치가 개발한 미니벨로, 폴딩형 자전거의 대명사. 
16인치 폴딩형 자전거들 중에 접었을 때 가장 작은 부피를 자랑한다. 고집스럽게 아직도 영국 현지에서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있다. 옵션에 따라 최소 180만 원에서 상위 모델은 400만 원을 넘어가는 아름다운 가격을 자랑한다. 폴딩형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최종 목표로 불리며 액세서리도 다양해서 개성을 뽐내는 디자인에 특화된 자전거로 알려졌다. 

 

다혼

 

Dahon 은 전 세계 업 이식 자전거 시장의 2/3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세계 최대의 접이식 자전거 제조업체.

미국 브랜드지만 생산은 대만에서 한다. 내가 타고 있는 자전거가 다혼이다. 

접히는 구조 때문에 무게는 타사 비슷한 미니벨로보다 2-3kg까지 무거운 편이다. 
휴대성 보다 주행 성능에 초점이 더 맞추어져 있다.

몇 브랜드를 제외하고 거의 전 세계의 접이식 자전거에 이용된다. 그만큼 접기 편하고 안전하다는 반증이 된다.

주행 성능도 겉보기보다 우수한 데다 라인업도 매우 다양하고 가격도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라 폴딩형 자전거 메이커 중에서는 독보적인 판매량을 자랑한다.

 

버디

 

라즈 앤 뮐러에서 설계하고, 대만의 자전거 회사 퍼시픽에서 제조하는 접이식 자전거.
알루미늄 프레임의 특성을 살려 독특한 구조와 디자인 덕택에 마니아 층을 가지고 있다.

200만 원 이상의 가격대를 갖고 있다. 10kg대의 가벼운 무게, 디스크 브레이크 채택, 독특한 디자인, 풀 서스펜션으로 주행이 편안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급 접이식 미니벨로 라인업에서 속도를 중요시 하는 경우엔 턴 버지, 작게 폴딩 되는 것을 원하는 경우엔 브롬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절충해서 선택하는 경우엔 버디를 추천한다. 

 

티티카카

 

주로 알톤스포츠 생산 바이키에서 유통하는 미니벨로로 대부분 바퀴 사이즈 20인치 모델이 많다.

다혼 자전거의 디자인, 성능, 콘셉트를 카피하였으나 다혼 자전거의 절반 정도의 가격대이다. 

접이식 자전거인 플라이트 시리즈가 유행이며 가장 인기가 많다. 이른바 가성비의 영역으로 승부를 하고 있는데, 다혼과 턴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한국인 특유의 자전거에 대한 낮은 가격 인식도 한몫하는 듯하다.

 

크리우스

 

최근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브랜드이다. 

대만의 라이트 프로라는 자전거 튜닝용품으로 유명한 메이커가 있는데 과거에 다혼의 미니벨로를 OEM 생산했던 경험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경험을 살려 완성차 미니벨로를 출시했는데 초반에는 라이트 프로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다가 크리우스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라이트 프로의 경량 부품들이 꽤 풍부하게 사용돼서 상당히 가벼운 편에 속한다. 가성비도 좋다. 

색상도 다양하고 구매와 동시에 튜닝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몰튼  뉴 시리즈 더블 파일런

 

미니벨로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브랜드이다.

1962년 알렉스 몰튼 박사에 의해 설립된 회사로 상당히 독특한 구조의 프레임으로 유명하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을 연상시키는 파일런 구조는 몰튼 뉴 시리즈 더블 파일런의 정수로 불린다.이 파일런 구조는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동시에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럭셔리 사이클링의 마침표라고 평가받는다.

상당히 고가로 500만 원에서 3천만 원 이상의 가격을 가지고 있다. 럭셔리 사이클의 상징인 덕분에 유명인들 중에서 타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이처럼 접이식 미니벨로 내에서도 종류, 가격대가 워낙 다양하다.

꼭 미니벨로가 아니더라도 취향에 맞는 자전거를 하나 정도 갖고 있으면 특별한 경험이 된다. 

다들 어릴 적에 한 번씩 타 본 경험이 있겠지만 성인이 되어 가족과 함께 타는 재미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맛집 탐방, 멋진 경치, 사진과 영상, 여기에 성취감과 줄어드는 허리둘레는 덤이다.

5월을 앞둔 지금, 자전거 타기 딱 좋은 계절이다.

건강과 재미, 가족 간의 행복한 순간을 만끽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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