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을 제낀 그녀의 데일리 가방, 또 그 가방이야?
동네 카페를 갈 때도, 여행을 갈 때도, 친구 모임에도 아내는 RAWROW 가방을 든다.
대체 로우로우 가방의 매력이 뭐길래?
RAWROW 와의 첫 만남
인터뷰에서 엿본 로우로우 대표의 담백한 자기 소개와 철학이 인상적이라서 호감을 갖고 있던 브랜드였다.
제품을 직접 본 적은 없었다.
파주 어느 아울렛에 갔다가 우연히 로우로우 오프라인 매장을 들렀다.
처음 빠져든 건 여행용 트렁크였다.
가방을 걸기 쉬운 형태의 손잡이가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손잡이 아래에 숨어 있는 포켓이 인상적이었다.
캐리어를 들고 여행 다니다보면 여권, 지갑을 꺼낼 일이 잦다.
이 히든 포켓은 로우로우 캐리어 사용자가 아니라면 알 수도 없어서 보안도 괜찮겠다 싶었다.
회사 브랜드 로고 노출 방식 조사에 한창 열을 올릴 때였다.
제품 정면에 위치한 로고 플레이트도 적절했다.
코로나가 창궐하던 때라 망정이지, 집에 있는 멀쩡한 캐리어를 두고 또 하나 들일 뻔했다.
로우로우의 매력
본질에 충실한다.
RAWROW 라는 브랜드명은 날 것을 뜻하는 로우(raw)에, 줄 또는 열을 뜻하는 로우(row)를 합쳐 '본질의 반복'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물건의 본질을 먼저 생각하고, 꼭 필요한 기능만 담은 제품을 만든다는 뜻이다.
로우로우에서 정의한 가방은 드는 것, 담는 것, 보호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양새보다 쓰임새를 우선으로 한다. 비에 잘 젖지 않는 발수력이 좋은 소재를 사용하고 텀블러를 고정할 수 있는 밴드가 있다. 다양한 수납 공간과 포켓, 내부 구성 등을 고려하여 사용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한 디자인을 구현하고 있다. 대부분의 가방 브랜드가 이와 같은 기능성을 강조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 다른 차이가 있다.
보통 가방의 안감은 검은색이다. 물건을 자주 넣고 빼면서 금방 더러워진다와 원가 절감의 이유일 것이다. 로우로우는 밝은 색으로 안감을 만들었다. 빛을 반사해서 가방의 깊은 구석까지 잘 보이는 것이다. 덕분에 사용자는 구석에 있는 작은 물건까지 찾을 수 있다.
이유가 명확한 디자인인 것이다.
이야기를 더한다.
로우로우는 트립웨어를 표방한다.
여기서 말하는 트립이란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다. 등교, 출근, 산책, 여행, 야영 등 모두 의미 있는 트립이라고 한다.
집 밖에서의 다양한 삶의 모습, 그 자체가 서울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고 자연스럽게 그 양식을 따르는 트립웨어 브랜드가 되었다고 한다.
로우로우는 제품에 이야기를 더한다. 아니, 놓치지 않는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벼룩시장에서 가방을 처음 산 젊은 건축학도가 입대한다는 소식에 만든 ‘민우 가방’, 아이를 출산한 직원을 위한 ‘기저귀 가방’, 우체부가 쓰던 가방을 복원해 만든 ‘메신저백’ 등 가방에 스토리를 담으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2016년 런칭한 티타늄 안경 브랜드 R EYE에도 스토리가 담겼다. 티타늄 제조 노하우가 있는 대구의 대한하이텍과 손잡으면서 장인 정신을 내세웠다. ‘100 원 짜리보다 가벼운 안경’, ‘제조사 대표가 제조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 공장에 위장취업을 했다’ 등 담백하면서 마음을 사로 잡는 문구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살 사람보다 산 사람이 중요하다.
실제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 대부분은 이미 로우로우를 경험한 친구의 추천이나 동료의 가방을 보고 찾아온다고 한다.
실제로 어떤 고객은 4년 내내 썼다며 다 터진 가방을 들고 왔다고 한다. 로우로우 가방보다 더 좋은 걸 못 찾았다는 고객의 말에 감동받은 대표. 감사한 마음에 "사지 말고 그냥 새것으로 바꿔 가세요."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그 후로도 로우로우 가방을 오래 잘 써주시는 분은 가방을 바꿔드리고 있다고 한다. 제품을 잘 써준 사람에게 더 잘하고 싶다는 브랜드를 마다할 소비자가 있을까.
제조 기술력을 존중한다.
로우로우는 제품 라벨에 외주 제조 업체명을 함께 넣는다. 또 이를 잘 홍보한다.
제조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국내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중소 기업을 내세우는 것은 타 브랜드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앞서 설명한 안경 브랜드 메세지를 보면 진심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로우로우가 만든 안경이 아닙니다. 32년 동안 티타늄에 미친 분이 만들었습니다’. 이 안경테의 본질적 가치는 안경테 장인에게 있다는 점을 또박또박 이야기한다.
제조 기술력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고객의 호평을 이끌어 낸다고 생각한다.
RAWROW는 가방 브랜드 중에서도 독특하고 특별한 존재이다.
로우로우의 제품들은 실용적인 디자인, 탁월한 품질을 갖춘 것은 물론, 그들만의 철학을 소비자에게 확실히 전달하고 있다.
아내의 로우로우 토트백이 탐나지만 나도 가방은 이미 넘쳐서 이 참에 안경을 바꿔볼까 한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브랜드라면 다른 제품은 믿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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