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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 창작촌이 낡은 방직 공장에서 핫플로 거듭난 이유

취향편집가 2022. 4. 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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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도시 

 

작은 철공소가 모인 지역으로 유명한 문래동은 원래 방직 공장이 있던 곳입니다. 

지금의 이름은 그 공장에서 실을 뽑던 ‘물레’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영등포구 일대가 산업단지로 개발되면서 70, 80년대에 최대 호황기를 누렸습니다. 철재상들과 철공소들이 빽빽이 모여 ‘철의 도시’로 불렸다고 합니다.  

 

철공소 장인과 예술가의 모임

 

90년 대에 들어서 값싼 중국산 철강 제품들이 쇠락하기 시작했고 경영난에 처한 업체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드문드문 비어 있던 그 자리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면서 ‘문래창작촌’의 구색을 갖추기 시작했어요.

해외파 순수 예술가부터 철공소 장인이 어울려 지낸지도 15년 째에 접어들었습니다. 

낡고 오래된 철공소에서 철 깎는 소리가 나는가 하면 바로 옆 허름한 건물에서 전시회와 라이브 공연이 있는 곳.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들이 함께 살고 있는 곳이 바로 문래 창작촌이에요. 

 

조각, 설치, 음악 작업을 하는 가난한 예술인들이 넓은 공간을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는 매력에 인기를 끌었다고 해요.  

그와 함께 삭막한 풍경에 그림과 조형물이 더해지면서 조금씩 생기가 생겼죠.

 

문래 창작촌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구석구석 설치된 금속 조형물. 

의외의 장소에 숨겨진 조형물과 창작자의 센스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연신 셔터를 눌러 대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카페와 식당. 

텃밭, 꽃밭으로 벽을 꾸미고 곳곳에 간판이나 그래피티도 더해지니 한낮의 여유를 즐기는 가족들도 늘었어요.

한참 기다리고 나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베이커리점. 

이 문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대기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후미진 골목에 수제차를 내리는 카페가 있고 일식 카레점, 수제 햄버거, 수제 맥주집까지 끝도 없이 식욕을 자극합니다. 

작가들이 군데 군데 그려놓은 벽화도 재밌어요. 

이곳 양키 통닭은 1시간가량 웨이팅은 해야 들어갈 수 있었어요.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도 짜증을 내기보다 즐겁게 사진을 찍는 젊은 커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답니다. 

 

 

 

누구는 셔터를 누르고 누구는 셔터를 내린다

문래동이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해 떠돌던 예술가들이 터를 잡은 곳인 만큼 종전의 철공소 인력들은 반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위험한 작업도 해야 하는 이들에게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이런 풍경은 첨 본다는 식의 감탄은 동물원의 원숭이 마냥 느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요. 

누군가에겐 생존의 문제, 누군가에게는 낭만으로 보이는 양쪽의 온도 차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서울시의 지원을 등에 업고 활력이 생긴 이 곳은 MZ세대 방문객도 늘고 각종 매스컴도 타면서 마을이 발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곧 임대료 상승을 의미합니다. 

먼 미래에는 누군가가 또 어렵게 자리잡은 보금자리를 떠나야 할지 모르죠.

 

 

낡은 공장, 폐허가 된 곳은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례는 문래동 말고도 많이 있어요. 

벽화를 보려 왔다가 주차된 차들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하고 폐점한 식당을 찾아 헛걸음하는 등의 아쉬운 목소리를 많이 접합니다.

예술가들과 지역주민들이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 복합 예술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그저 그런 상업공간으로 변질되어 버린 다른 곳과 달리 문래동은 예술과 재미가 어우러지며 다양한 세대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골목 놀이 공간으로 유지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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