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미니멀리즘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준 선풍기

취향편집가 2022. 7. 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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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괴롭힌 선풍기


무더운 새벽, 선풍기 바람 세기를 조절하려다가 급 짜증이 났습니다.
어두운 방 안에서 터치로 조절하려니 선풍기가 꺼지지 않나, 갑자기 회전을 하지 않나.
눈 뜨기도 힘든 상황에서 핸드폰을 찾아 불빛을 비추고서야 원하는 버튼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의 선풍기는 버튼만 6개나 되고 터치 방식이라 제대로 누르긴 한 건지 헷갈립니다.
물리적인 버튼이 없다 보니 어둠 속에서는 어떤 버튼이 회전인지, 바람세기 조절 버튼인지
손의 감각만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었죠.

미니멀리즘은 무엇인가?


여백의 미,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 필요한 것만 있는 디자인, 이것으로 충분한 디자인
모두 미니멀리즘을 가리킵니다.
오랜 시간 사랑받는 디자인 개념이다 보니 오늘날 사용자 경험 디자인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세월을 관통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타임리스 개념까지 더해지면서 디자인의 불문율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례에 비추어 보면 모든 것을 감춘 깔끔한 미관이 미니멀리즘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은 불필요한 요소는 모두 덜어 내고 꼭 필요한 것만 남겨서 사용상 불편함은 없고 매력적인 미관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깔끔한 것이 최고이니 다 없애자가 아니라 사용상 불편함이 없도록 최소한의 것만 있는 것이죠.

‘새벽 밤, 깜깜한 방에서 선풍기 조절’이라는 극한 조건에서까지 만족시켜야 하냐고요?
어려운 일이지만 디자이너는 가장 적절한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물론 모든 상황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많은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합니다.
이런 고민을 거쳐 탄생한 디자인이라면 오랫동안 사랑받을 겁니다.

만약 새벽, 깜깜한 방에서도 선풍기를 편하게 조절 가능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버튼 하나로 바람세기, 회전, 전원, 시간 설정까지 가능하다면 한결 편할 것 같습니다.
이 경우 물리적인 버튼이어야 다양한 기능 구현이 가능할 것 같네요.
또 다른 방법은 사용자가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사용법을 인지할 수 있도록 경험을 설계하는 겁니다.
전원, 바람세기 조절, 회전 등 최소한의 버튼만 두고 사용하다 보면 젤 위의 버튼이 전원, 그 밑에 바람 등등 정보가 쌓이면
안 보고도 사용할 수 있겠죠.
또는 버튼을 식별할 수 있도록 잠을 방해하지 않는 정도의 은은한 라이팅 컬러로 구분을 짓는 것도 가능하겠죠.
이 경우는 원가 상승이 예상됩니다.

간결한 디자인에 사용성도 뛰어난 제품들은 여러 상황을 상상하고 테스트하면서 가장 적절한 방안을 찾았을 겁니다.
그리고 그걸 구현할 방법을 연구했고 실현한 것이죠.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렵다.


단순함의 가치를 지키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치 문학에서의 ‘시’처럼 간결하지만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인이 시상을 담아 은유적인 표현의 단어 하나를 많은 고심 끝에 선택하는 것처럼
디자이너는 절제미를 표현하기 위해 수많은 생각을 덜어내고 고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오늘도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설득력을 갖춘 디자이너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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